생태계 활성화 노릇 ‘톡톡’ 지역벤처펀드, 6천억원 규모로 몸집 키운다

5개 권역 지역혁신 벤처모펀드 4,173억원으로 확대 비수도권 창업생태계 활성화 위해 60%는 해당 지역 기업에 투자 지난해 벤처투자 3분의 2 수도권 집중, 쏠림 현상 해소 가능할까

출처=한국벤처투자

한국벤처투자(한벤투)가 2025년까지 지역혁신 벤처모펀드를 4,173억원으로 확대하고 자펀드인 지역벤처펀드 규모는 6,1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역벤처펀드 투자기업 중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비상장 기업)이 탄생하는 등 수도권 외 지역의 창업생태계 활성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한벤투는 2021년 첫 지역혁신 벤처펀드를 선보인 이후 꾸준히 펀드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이번에 예비 유니콘으로 인정받은 기업은 부산 지역에 소재한 THK컴퍼니로, 지난해 초 ‘BNK 부산지역벤처펀드’를 통해 10억원을 투자받았다. 시니어 복지용구 플랫폼 ‘이로움’을 운영하는 THK컴퍼니는 당시 투자 유치로 558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해 ‘유니콘’ 키운다

한벤투가 처음 지역혁신 벤처펀드 조성에 돌입한 것은 2020년 11월 정부의 ‘지역균형 뉴딜 촉진을 위한 지역혁신 중소기업 육성방안’ 직후다. 당시 정부는 수도권 외에 위치한 민간·공공기관의 자율적인 참여와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뉴딜 벤처펀드 조성을 주요 추진 정책으로 채택했다. 이후 이듬해 5월 들어선 윤석열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지역 맞춤형 창업·혁신생태계 조성’을 제시하면서 지역뉴딜 벤처펀드를 지역혁신 벤처모펀드로 개편했다.

이에 한벤투는 충청과 부산 지역에 집중돼 있던 지역혁신 벤처모펀드를 △충청 △부산 △동남권 △대구·제주·광주 △전북·강원 등 전국 5개 주요 권역으로 확대했으며, 규모 역시 총 3,155억원 수준으로 키웠다. 권역별 펀드 규모는 충청이 903억원으로 가장 크고, 이어 부산(900억원), 대구·제주·광주(894억원), 동남권(840억원), 전북·강원(588억원) 순이다. 2021년 선제적으로 지역혁신 벤처모펀드를 결성한 충청과 부산은 두 차례에 걸친 증액을 통해 대규모 펀드로 거듭났다.

지역벤처펀드는 지역혁신 벤처모펀드 출자를 통해 조성한 자펀드다. 현재 전국에는 총 15개의 지역벤처펀드가 조성된 상태며, 그 규모는 3,221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결성을 추진 중인 7개 펀드까지 더하면 전체 지역벤처펀드 규모는 4,788억원까지 늘어난다. 전 세계적인 투자 혹한기를 지나고 있음을 감안하면 매우 준수한 성적이라는 평가다.

한벤투는 지역혁신 벤처모펀드의 안정적인 결성을 위해 위탁운용사(GP)에 최대한의 혜택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모펀드 출자 비중은 50% 안팎인데, 지역벤처펀드에는 이보다 높은 최대 80%를 적용하고 기준 수익률은 업계 절반 수준인 3%로 인하해 GP가 펀드 결성에 가질 수 있는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출처=한국벤처투자

지역벤처펀드의 궁극적 목표는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다. 이를 위해 지역벤처펀드는 결성액의 60%를 해당 지역에 소재한 기업, 규제자유특구 내 기업, 비수도권 규제샌드박스 승인 기업, 물산업 기업 등에 투자해야 한다. 올해 9월 기준 지역벤처펀드의 투자 실적은 약 793억원으로, 전체 펀드 결성이 마무리되는 올해 연말부터는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벤투 관계자는 “대부분 자펀드가 결성 완료 단계에 있으며 본격적 투자를 앞두고 있다”며 “비수도권에서도 ‘예비유니콘’을 넘어 ‘유니콘’이 등장할 수 있도록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갈수록 높아지는 운용사 선정 경쟁률

이와 같은 한벤투의 적극적 움직임은 898억원을 출자해 1,286억원 규모 자펀드 조성을 목표로 제시했던 지난 7월 발표보다 훨씬 확대된 것이다. 당시 한벤투는 △충청 지역혁신(물산업펀드) △부산 지역혁신 △대구·제주·광주 지역혁신 등 3개 부문 출자사업 계획을 알리며 GP 선정에 착수했다. 지역혁신 벤처펀드 운용사 선정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올해 7월에는 6개 GP 선정에 컨소시엄을 포함한 총 23곳의 VC가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부산 지역은 2곳을 뽑는 자리에 9곳이 몰려 4.5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물산업 기업 등 특정 분야에 투자해야 하는 다른 지역 부문과 달리 사실상 ‘범용 펀드’에 가깝다는 점이 VC들의 이목을 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8월 정부가 발표한 스타트업 활성화 대책에도 비수도권 벤처투자 활성화 관련 방안이 대거 포함되며 지역 투자 활성화가 거듭 강조됐다. 당시 중소벤처기업부는 전국 지자체 등과 함께 각 지역별 모펀드를 조성하고 여기에 민간 자금을 더해 2026년까지 1조원의 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하며 “비수도권의 벤처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해 지역 경제 균형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난 & 인력난 시달리는 벤처 업계 “지역 성장 지렛대 되길”

업계에서는 이번 지역혁신 벤처모펀드 확대가 지방 스타트업 성장의 실질적 지렛대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벤처투자가 수도권 지역에 집중된 탓에 비수도권 스타트업들은 사업 확장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벤투에 따르면 지난해 중기부 소관 자펀드의 수도권 기업 투자 금액은 1조3,89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의 67.2%를 차지했다. 하지만 5대 광역시와 광역시 제외 지방은 각각 13.5%와 13.4%에 그쳤다. 특히 전남(0.1%), 세종(0.5%), 광주(0.7%) 등은 1%에도 미치지 못하며 해외 투자비율(5.8%)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을 보였다.

투자유치는 인력 영입과도 연결됐다. 지난해 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의 고용은 29.8% 증가한 18,501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83%에 해당하는 1만5,402명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반면 전남(-15.7%)은 14명의 고용 감소를 맞으며 자금난과 인력난이 겹친 지방의 현실을 보여줬다. 자금과 인력이 모두 수도권에 집중되는 사이 지방 기업들은 이중고를 겪은 셈이다. 벤처투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정부와 관련 기관의 노력이 성과로 이어져 균형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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